담쟁이포럼


서민 임대주택 정책의 확대

서민 주택정책의 확대.

서민주택 문제는 고도의 기술적인 논의로부터 벗어나서 매우 상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본 글은 단편적인 문제제기를 했던 첫 번째 제안과는 달리, 서민들의 주택 문제가 왜 가계소득과 연관되어 있는 것인지 원인을 찾는 과정이 꽤나 길어지므로 결론부터 말하고 싶다. 단도직입적으로 우리나라 청장년층의 임금체계를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 결정되는 주택가격은 상식적으로 너무 비싸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정도로 정책제안이 가능해보인다. 첫째, 우리 청년들의 임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둘째, 비정상적인 주택 가격을 낮추거나 저렴한 임대주택의 비율을 계속 높여나가야 한다. 전자는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와 관련하여 다시 논할 기회가 있을 것이고, 본 글에서 유의미한 정책제안은 후자의 것이다. 청년들이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빚 없이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 환경을 우선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는 말이다. (다만, 시장에서 형성되는 주택 가격을 임의로 낮추는 것은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기에 이 경우에는 매우 신중한 기술적 분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왜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집을 사야하는지, 왜 서민주택정책을 확산시키는 것이 가계소득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이야기해보자.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계부채가 형성되는 시점은 대체적으로 집을 살 때이다. 금융위원회에서 분기별로 공시되는 『최근 가계부채 동향 및 향후 관리방향』을 살펴보면, 2016년의 경우 가계대출 약 1200조 원 가운데 700조원 정도가 주택담보대출이었다(나머지 차액은 비주택담보대출이나 일반 신용대출이다). 이처럼 가계소득을 감소시키는 데 일조하는 가계부채 문제의 뿌리는 사실상 주택 구매과정에서 크게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에 따라 이자상환 의무가 생기고 실질 가계소득은 감소한다. 사실 앞서 제안한 내용도 그렇고 본 글에서 하는 제안도 마찬가지인 것이, 가계소득의 대부분을 갉아먹는 것은 '빚'이다. 이른바 '가계부채'라는 품격있는 말로 옷 입고 있는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서민경제와 가계소득의 핵심은 빚이다. 결국 주택 구매과정에서 생기는 가계부채를 사전적으로 얼마나 잘 관리하고 본질적으로 끊어내는지가 가계경제를 발전시키는 핵심이라고 본다. 이에 착안하여 나는 위에서 두 가지 제안을 제시했던 것이고 국가의 개입이 필연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가장 일반적인 부동산 관련 정책은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시장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인데, 이러한 규제는 개인에게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는 일종의 금융정책일 뿐이다. 그래서 가계부채 대응방안이나 서민주택정책의 대안으로서 LTV와 DTI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선 내 제안의 기본적인 전제는 일반적인 서민들의 입장에서 글을 쓰는 것임을 밝혀두고 싶다. 따라서 투기성 주택담보대출이나 사치를 위해 고가의 주거지를 구매하는 것은 차치하기로 하자.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집이란 투자의 개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살 공간’이다. 그런데 그들의 임금은 집을 사기에는 충분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저렴한 주택(ex. 국민임대주택, 장기전세주택 등의 사회주택)의 절대적인 공급량 자체도 부족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받는 노동의 가치, 즉 현재의 임금 수준에서 순수 개인자본으로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서울특별시 기준으로 볼 때, 3.3제곱미터(1평) 당 매매 실거래가는 2,176만원, 전세 실거래가는 1,498만원이다. 일반적인 4인 가구라면 최소 20평대의 집에서 생활하고자 할 터인데 서울시에서 해당 평수의 주택을 구매하거나 전세형태로 거주하려면 최소 2~3억은 필요하다. 청년들이 자가로 집을 구매할 때 억대의 자산이 필요하다면, 우리나라 청년세대들의 평균적인 임금수준은 어떠했던가? 신입 사원의 평균적인 연령대는 20대 후반이고 이들은 곧 결혼을 준비할 세대이다.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 기준에서의 초봉은 대략 3~4천만 원 정도이고 중소기업 기준으로는 2~3천만 원 수준이다. 이에 터잡아 신입사원의 승진여부까지 고려해봐도, 빚 없이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림잡아 최소 10년은 일해야 한다. 꿩 대신 닭이라고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거주 형태이자 그나마 저렴한 전세로 거주하려고 해도, 수천만원대의 보증금을 지불하는 것 역시 사회초년생들에게는 부담되는 가격이 분명하다.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원래 현실이라는 게 그렇다고 자위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비상식적인 현실에 세뇌된 것에 불과하다. 비상식적인 현실을 끊어내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모든 학문의 목적이다. 

정직하게 직장에서 버는 돈을 가지고도 원하는 집을 살 수가 없다. 그렇다고 빚을 지자니 원금은 고사하고 수년에 걸쳐 이자 상환에만 매달려야 한다. 결국 거주할 곳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집을 사긴 하지만, 대출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이클이 생겨난다. 이렇게 현 시대에서 경제활동 인구들이 오롯이 임금으로만 억대 규모의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집이 없어서 겪는 설움을 없애고 여유롭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국가적 현안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더 이상 서민들의 소득이 값 비싼 부동산으로 인해서 잠식되는 것을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가계소득의 증대를 진정으로 위하는 정부라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택의 가격을 적정수준으로 잡거나 서민들이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는 다양한 주택들을 정부차원에서 공급해줘야 한다. 현재 중점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정책은 후자의 것이고 내가 전자에 비해 훨씬 적극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정부 차원에서 집값을 잡는 것은 정밀한 예측이 없다면, 더 큰 파장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 살 돈이 없는 청년층이 사회로 나올 때, 처음 살 집을 구하기 위해서 가계부채의 늪에 빠지게 함으로써 그들의 가계소득을 줄게 하면 안된다. 그들에게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가계부채의 근본이 점차 사라질 것이고, 이에 따라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꾸는 청년들에게 빚 없이 돈을 모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현재처럼 LH나 SH 등 주택관련 공사에서 더욱 진취적으로 서민 임대주택 정책을 확산시켜줘야 한다. 저렴한 주택과 관련해서 형성되는 극심한 경쟁 또한 해소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임대주택 관련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에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것도 절대적인 임대주택의 공급량을 늘리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지금의 서민주택 상황은 단순히 시장에 맡겨버리는 것이 능사가 아닌 상태임이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북유럽 국가들의 사회주택 정책들은 서민주택정책과 관련된 좋은 벤치마킹 사례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채택한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이제는 다양한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고, 청년들이 저렴한 가격대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임대주택 정책 및 사회주택 정책을 활성화하려는 듯 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부동산과 경제를 조정하는 관련 부서들이 서민주택 정책에 대해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p.s.) 두번째 제안부터는 저의 핵심적인 주장에 볼드 처리를 해 놓았습니다 ㅎㅎ 지적인 깊이가 너무나도 부족하여 글의 수준이 정말 낮지만,, 시간 내어서 읽어주시는 분들께 매번 감사드립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