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포럼


부실채권(NPL)의 절대적 소각

부실채권(NPL)의 절대적 소각

우선 부실채권(NPL)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간단히 짚고 가보자. 부실채권이란 일반적으로 대출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되어 무수익여신 또는 미회수채권이 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에 입각하여 영어로는 NPL(Non Performing Loan)로 풀이된다. NPL이 생기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채권자인 은행이 채무자로부터 제때에 돈을 못 받으면 NPL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은행이 대출을 실시하였으나 채무자의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 채무자는 대출금 이자를 계속 연체하게 된다. 이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채권에서 이자 수입이 발생하지 않아 이러한 채권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내가 제안하는 것은 각종 금융기관이 가계를 대상으로 소유하는 부실채권을 적절히 소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실채권과 국민소득을 엮는 것이 왜 유의미한 일일까.

국민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가계소득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가계소득과 부실채권의 관계는 무엇인가? 가계소득은 가계의 실질소득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는 각종 기관에 납부해야 하는 이자금액까지 포함하여 계산되는 수치이다. 부실채권이 소각되면 장기간 빚을 진 서민들의 이자 납부 의무가 사라짐으로써 그들의 실질 소득도 증가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국민소득의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히 계량적, 수치적인 부분만을 논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부분이다. 장기간 채무를 지고 있는 채무자들은 본인들이 이자를 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살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무자들이 본인들의 채권이 소각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인간적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감을 얻게 될 것이다. 이는 마치 나무기둥의 족쇄에 발이 묶인 코끼리가 족쇄로부터 해방되는 것과 유사하고, 나아가 개인에게 능동적인 경제활동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국내에는 부실채권을 소각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존재하는데, 바로 “주빌리은행”이다. 해당 기관은 현재까지 약 6천억 원 규모의 개인 대상 부실채권을 소각하였으며 수혜대상은 대략 3만 6천여 명에 이른다. 주빌리은행은 국내 지자체 다수와 협약을 맺는 등 개인의 부실채권을 매입 및 소각하는 행보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실채권 소각과 관련하여 우려가 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채무자의 채권 소각과 관련해서는 항상 드러나는 뜨거운 감자가 있는데, 바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와 국가의 경제개입 정당성 여부이다. 첫 번째 도덕적 해이 문제부터 논해보도록 하겠다. 이러한 논쟁이 생겨나는 이유는 매우 당연하고 간단하다. 정부 또는 특정 기관이 개인의 부실채권을 소각시켜주는 순간 ‘빚을 져도 어차피 내 삶이 보장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분명히 문제이며 사전에 예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실채권 소각과 관련하여 적절한 규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는 국가의 경제개입 여부가 과연 정당한지에 대한 논점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헌법상 자유주의 시장경제, 그러니까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경제정책을 기본으로 하여 움직인다. 그러나 이에 묶여있는 것은 다소 이데올로기적인 발상일 수 있다. 헌법에는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존중한다는 조항이 존재함과 동시에 경제주체간의 적절한 경쟁과 경제발전을 위해서라면 국가의 개입도 가능하다는 뉘앙스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두 번째 논점은 실사구시적인 논쟁으로서 지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