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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니튜드, 너무나 인간적인 치매 케어기법

『물 온도는 따뜻하지요~』 와 『물 온도는 어떻습니까?~』 라는 두 가지 대화법 중 치매환자를 케어하는 데 어느 것이 더 환자를 배려한 것인가? 

 

전자와 같이 단정하듯이 물으면 어투가 아무리 상냥해도 치매환자로부터 『따뜻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후자로 물으면 『딱 좋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실제 물 온도와 관계없이 케어하는 사람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에 따른 표현인 것이다. 이만큼 말하는 것의 중요성은 어떤 환자를 케어하든 심지어 아동을 양육할 때에도 매우 중요하다. 같은 말이라도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는냐에 따라 다른 표현이 나온다. 

 

 

▣ 치매환자에 대한 강제적 케어를 없애야

 

이상의 「말하기」 예는 요즘 일본에서 「기적의 치매 케어기법」이라고 유행하고 있는 「유마니튜드」 철학을 간단히 표현한 것이다. 

 

유마니튜드(humanitude, humanity[영어])는 감각, 감정, 언어에 의한 포괄적 케어 기법으로, 1979년 프랑스 체육학 교사인 이브 제네스트(Yves Gineste)와 로젯 마레스코티(Rosette Marescotti)가 개발한 케어기법(『제네스트-마레스코티 연구소』)이다. 유마니튜드가 프랑스어로 「인간다움」을 의미하는 바와 같이, 이 기법은 「인간다움」을 회복한다는 철학에 기초해 있다. 즉, 「나는 당신을 소중히 생각합니다」라는 메시지와 같이 케어대상의 인간다움을 계속 존중해 나가며 케어한다는 것이다.

 

간병인은 치매환자를 케어할 때 무의식적으로 「번거롭고 바쁘니까」 「넘어져 위험하니까」 등등의 이유를 대며 환자의 감정을 무시하고 감각이나 근육을 못쓰게 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를 「강제적 케어」라고 하는데, 유마니튜드는 이것을 제로(0)로 하려는 것이다. 

 

유마니튜드는 인간으로서 최후까지 간직하고 있는 감정, 근육, 감각 등 모든 것을 그대로 유지, 강화시켜 치매를 치유하려는 접근 방법이다. 간병인이 사람이 갖고 있는 힘을 빼앗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람의 인권과 자유를 지켜 치매환자가 포지티브한 자세로 병을 치료하게 하는 것이다.

 

 

▣ 4개의 케어기법과 5개의 스텝

 

유마니튜드 케어기법은 4개의 기둥과 5개의 스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4개의 기둥은 「보다」 「말하다」 「만지다」 「서다」이며, 이를 사용해 5개의 스텝 즉, 「만남의 준비」, 「케어의 준비」, 「지각(知覺)의 연결」, 「감정의 고정」, 「재회의 약속」 순으로 케어를 진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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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니튜드 4개 기법. 출처: 모두의 간병 홈페이지

https://www.minnanokaigo.com/guide/dementia/humanitude/

 

여기서 「보다」의 기법은 수평으로 눈을 맞추고, 정면에서 얼굴을 가까이하며, 응시하는 시간을 길게 가지는 것이다. 수평의 눈높이는 「평등」, 정면의 위치는 「정직·신뢰」, 가까운 거리는 「친절함·친밀함」, 긴 시간의 응시는 「우정·애정」이라는 적극적 메시지가 된다. 아이콘택트의 경우 옥시토신이라는 애정과 신뢰의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만큼 길게 응시한다는 것은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 간에 이루어지는 행위인 것이다. 그 행위가 상대방 내부의 생리적인 변화를 일으켜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말하다」 에서는 친절하고 따뜻하게 노래하듯이 말을 거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오토(자기) 피드백」이라는 기법이 쓰이고 있다. 이는 자기가 하고 있는 케어 내용을 실황 중계하는 것이다. 가령, 「지금부터 팔을 닦습니다」 「따뜻한 타월을 갖고 왔습니다」 「어깨부터 닦습니다」 「따뜻하게 됐네요」 「기분이 좋습니까?」 라고 말을 계속 걸면서 케어를 진행하는 것이다.

 

「만지다」는 손바닥 전체를 넓게 펴서 마치 비행기가 착륙하듯이 만지고, 비행기가 이륙하듯이 손을 뗀다. 신체의 어느 부분을 움직일 때 5세 이상 아이의 힘도 사용하지 않도록 의식하며 힘을 빼고 한다.

 

「서다」 라는 것도 침대에서 계속 누워만 있으려고 하는 치매환자에게 꼭 필요하다. 40초간 서서 세면하고 이를 닦게 하는 것은 물론 1일 최소 20분 정도 걷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상식적으로도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폐활량을 늘리며 근력의 저하를 막는 것을 도와준다. 인간다움을 유지한다는 것은 바로 환자에게 남아 있는 최소한의 근력이라도 소중히  사용케 한다는 것이다.

 

4개의 기둥은 「보다」 「말하다」 「만지다」 「서다」이며, 이를 사용해 5개의 스텝 즉, 「만남의 준비」, 「케어의 준비」, 「지각(知覺)의 연결」, 「감정의 고정」, 「재회의 약속」 순으로 케어를 진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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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네스트-마레스코티 연구소 일본지부 홈페이지

 

▣ 공격적 케어가 인간적 상호작용으로

 

치매환자 간병은 매우 힘든 일이고 그것이 가족 간병인이고 심지어 남자 간병인 일 경우는 더욱 심각해, 공격적으로까지 변하기 일쑤이다. 일본에서 400여건을 넘어선 간병 살인 중 남자 간병인의 경우가 3/4을 넘어선지 오래이다. 

 

하지만 『레오팔레스21그룹』의 개호 서비스 담당자는, 간병인이 이 유마니튜드를 배우고 실천하게 되면 그야말로 마법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우선, 공격적이라고 하던 사람이 케어를 받아들이게 되었다든가, 말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다시 말하게 되었다든가, 나아가 침대에만 누워있던 사람이 일어나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등등이다. 

 

이는 모두 보고, 말하고, 만지고, 서는 인간의 기본 특성을 활용해 케어 대상에게 「자기는 인간이다」는 것을 자각하게 함으로써 가능해진 것이다.

 

 

▣ 유마니튜드 치료, 감약(減藥)치료 대안으로 자리잡아

 

검사나 약만으로 환자를 치유하는 시대는 갔다. 실제 일본에서도 여러 가지 많은 약을 복용한 후 발생한 부작용으로 환자와 가족이 피폐해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재택 의료전문 『다카세 클리닉』의 다카세 요시마사(高瀬義昌) 이사장은 고령자의 경우 여러 과에서 별도의 약을 처방 받기 때문에 10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6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면 유해한 부작용이 반드시 따른다고 말한다. 또한 치매환자는 악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 것과 같은 처방을 받는데, 가령 흥분작용이 있는 항치매 약과 억제계의 항정신병 약을 동시에 먹을 때는 뇌를 혼란시켜 불면증과 신경쇠약에 빠진다고 한다. 「약 1.5, 케어 8.5」가 이상적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치매환자는 그 정도가 심하면 간병시설에서 안 받아주기 때문에 정신과 병원에 많이 가는데, 지바(千葉)대학의학부 부속병원 우에노 히데키(上野 秀樹) 조교수에 의하면 치매환자의 불면증은 정신과에서 처방해준 항불안 약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2010년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의하면 치매환자의 정신과 입원일수는 평균 940일에 이를 정도로 많다고 한다. 이는 많은 치매환자가 항불안 약을 처방받아 불면증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일본 약제사 협회』의 추측으로는 75세 이상의 재택 노인이 복용하지 않고 남은 잔약(残薬)의 총액은 연간 약 500억 엔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재택 방문진료 전문가인 다카세 의사는 그 20배인 1조 엔에 달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일본 고령자 나아가 치매환자의 약 복용 남용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따라서 일본 내 뜻있는 의사와 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은 감약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약 대신에 수분 섭취나 운동, 정보 공유 등의 새로운 방법의 케어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이 바로 유마니튜드이다. 

 

실재 프랑스의 노인의학전문병원에서는 유마니튜드를 도입하고부터 약제 사용량이 88%정도 줄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유마니튜드라는 치매 케어 기법이 약 남용을 얼마나 줄였는지 아직 통계는 안 나와 있지만, 약을 대신한 치매 케어의 획기적 기법인 것은 분명하다.

 

 

▣ 유마니튜드, 일본에도 확산 일로

 

현재 프랑스 국내에는 『지네스트-마레스코티 연구소』의 14개 지부가 케어 교육을 하고 있고, 400개가 넘는 의료기관과 간병시설이 이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벨기에, 스위스, 포르투갈, 독일, 캐나다에 국제 지부가 있다. 일본에는 2014년 6번째 국제 거점으로서 일본지부가 생겼고, 2015년부터 약 3,000여명이 유마니튜드 훈련을 받았다. 

 

지네스트 선생이 2012년 8월부터 직접 도쿄에 와서 교육을 시작했다. 이 교육과 훈련은 국립병원기구 도쿄 의료센터의 혼다 미와코(本田美和子) 종합내과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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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스트-마레스코티 연구소 일본지부

 

그 결과 현재 도쿄(東京) 도 사회복지법인사단(특정의료법인) 겐세이카이(研精会)를 포함하여 여러 도도부현의 24개에 이르는 주요 의료센터나 사회복지법인 시설이 인스트렉터가 소속돼 있거나 도입을 추진 중에 있다. 교토(京都) 대학병원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고, 아사히카와(旭川) 의과대학과 오카야마(岡山)대학 의학부에서는 교육과정에 유마니튜드를 편성했다.

 

특히 후쿠오카(福岡) 시는 자치단체 최초로 「후쿠오카100」 이라는 프로젝트에 유마니튜드를 도입해 가족 간병인에게 강습과 훈련을 하고 있다. 「후쿠오카100」은 여러 지차체에서 확산되어 자리 잡고 있는 100세가 돼서도 활약이 가능한 사회 만들기 프로젝트이다.

 

 

▣ 좀 힘들더라도 유마니튜드 기법으로 

 

앞서의 다카세 이사장이 말한  「약 1.5, 케어 8.5」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간병인과 의료기관이 치매환자에 대해 케어보다는 약에 의존하는 것은 그것이 쉽기 때문일 것이다. 안전하다고 믿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치매환자를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강제적 케어의 대표적 예이다. 그럴 경우 약의 남용과 함께 치매환자의 병도 악화되고 궁극적으로 인간다움조차 사라지게 된다.

 

유마니튜드는 이러한 치료나 케어가 이제 「제로」를 향해 없어져야 하는 것이란 점을 웅변해준다. 치매환자의 인간성을 기본으로 치유해 나가는 것은 간병인의 만족도까지 높여 줘 치료의 효과를 배가시킨다. 물론 치매환자 간병 자체가 보통 사람이 감당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렵다고 바른길을 피해나가는 것은 치매환자나 간병인 모두를 더욱 피폐하게 만들어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83세의 치매환자 A씨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착란 현상에 빠져 불면증은 물론이고 도로에 누워 절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를 간병하던 60세 장녀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이런 경우는 치매환자 간병 일선에서 비일비재하다. 여기에 약을 줄이고 유마니튜드와 같은 인간적 치매 치유 기법으로 케어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우리 사회에서도 저출산과 함께 초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마니튜드 한국지부가 10번째 내로 생기길 기대해 본다.

 

 

상기 글은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에도 기고되었습니다.

보러가기 ☞ http://retirement.miraeasset.com/contents/view.do?idx=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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