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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포럼


[안전] 잘 가라 세월호, 잊지 않을게 - 감사함을 전하며 목포신항을 떠난 미수습자 가족들

천리안
2017-11-17
조회수 976

우리 사회는 세월호의 아픔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 이전에는 국가의 보호를 막연히 신뢰했고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 어른들 말씀 새겨들어라”고 누누히 얘기했다. 하지만 해맑은 아이들이 “선체에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믿고 따르면 당연히 구조되리라 믿었다가 어이없이 떠난 후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가장 가슴 아픈 말이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제 가만히 있기 보단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촛불을 들었다.

아직 세월호에는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남현철군, 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혁규군, 권재근씨.
살아돌아와서가 아니라 유골이라도 찾은 것을 축하받아야 하는 슬픈 광경 속에서 그 축하마저도 받을 수 없었던 다섯 사람.

감사함을 전하며 목포신항을 떠난 미수습자 가족들

이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목포신항을 떠난다.
기자회견을 통해 “세월호 사건으로 가족을 잃었지만 많은 것을 얻었다”며 국민들의 사랑과 잠수사들의 희생,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진도 군민과 어민들에게 감사하며 찾지 못한 가족들을 가슴에 묻고 떠난다.

기자회견 전문 중 삼분의 일이 감사다. 자식을, 남편을, 부모를 잃은 사람들이 함께 슬퍼해주고 도와주고 수습해주고 보도해준 이들에게 고마워하고 또 고마워한다. 세월호의 아픔을 조금 내려놓자고 한다.



그리고 부탁한다.
“정부는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며 세월호 참사를 거울삼아 어떤 사고가 일어나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2기 세월호특조위가 구성되어 한점 의혹 없는 진상규명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제 정부와 국민들이 고마워하고 대답할 차례다.
세월호가 아니었다면 국민들이 각성해서 추운 겨울 광화문에서 그토록 오래 촛불을 들 수 있었을까?
세월호의 아픔이 헛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 진실을 향해 가는 과정은 고단하고 험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과정을 아프게 겪어내야 다시는 은폐하고 축소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