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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포럼


[안전]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권리 ‘연명의료결정법’

산하늘
2017-11-02
조회수 1478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 내년 2월부터 시작된다. ‘연명의료결정법’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법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인공호흡기 착용 등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

내년 2월 본격 시행에 앞서 1월 15일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되는데 연명의료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미리 기록해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시범사업 실시 이틀 만에 37명이 작성했다고 한다. ‘연명의료계획서’는 임종과정 환자가 작성하는 것으로 암·에이즈·만성간경화·만성폐쇄성 호흡기질환 환자만 가능하다.

국민들도 대체로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법은 안락사와는 다르다. 불치병에 이른 환자가 고통없이 죽음에 이르도록 한 안락사와 달리 사망에 임박한 상태에 있는 환자가 선택할 수 있으며 담당 의사는 해당 분야의 전문의 1명과 함께 임종과정에 있는지 여부를 의학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한 연명의료만 중단할 뿐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 행위와 영양분과 물, 산소의 단순 공급은 중단할 수 없다.





‘보라매병원 사건’과 ‘김할머니 사건’으로 촉발돼

이 법이 만들어진 계기는 ‘보라매병원 사건’과 ‘김할머니 사건’이다.
‘보라매병원 사건’은 뇌수술 후 뇌부종으로 인해 자발호흡을 할 수 없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호흡해야 하는 식물인간 상태인 환자의 보호자가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퇴원을 요구했고 인공호흡을 중단하고 환자를 인계한 후 5분 뒤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다. 이후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아내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담당의사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게 된다. 이 때문에 환자가 죽을 때까지 치료하는 의료관행이 생겨났다.

그 후 2009년 ‘김할머니 사건’으로 다시 한 번 ‘존엄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뇌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되어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던 김할머니의 가족들은 고인의 평소 뜻을 존중해 인공호흡기 사용 중단을 요구했다. 병원 주치의는 거부했고 김할머니의 가족들이 연명치료를 중단해 김할머니가 존엄하게 죽을 수 있도록 하고자 위헌확인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고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가서 존엄사를 허락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행복하게 살 권리만큼이나 중요한 인간답게 죽을 권리

사람들은 대체로 사느라고 바빠 미처 죽음을 생각하기 어렵다. 아니 생각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임종의 순간까지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자신은 물론 뒷바라지하는 가족들을 고통 속에 두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법의 시행을 계기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인간답게 죽을 권리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혹시나 벌어질 수 있는 윤리적 논란과 부작용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유언의 문화가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